《반딧불》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그믐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조각,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윤동주의 「반딧불」은 짧은 동시로, 어두운 그믐밤 숲속에서 반딧불을 ‘부서진 달 조각’에 비유하며, 반복적으로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고 노래하는 작품입니다. 「반딧불」은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윤동주의 순수한 시심과,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현실을 은유적으로 담아낸 작품입니다. 반딧불을 ‘부서진 달 조각’으로 표현한 시적 상상력과, 반복되는 초대의 언어가 인상적인 동시입니다.
《서시》(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6월의 세이브그리트인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리고 윤동주 2](https://g-hatt.com/wp-content/uploads/2025/07/cats-1-1024x945-optimized.jpg)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도랑가 버들가지에 입을 옷을 물고
돌아오는 어린 누이를 바라다보고
저녁놀 속에 홀로 서 있습니다.
시 속 ‘사나이’는 자기 자신이며, 내면을 들여다보며 양심과 정직한 고통을 고백하는 작품입니다.
《참회록》
파아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24년 1개월을 무슨 기쁨을 위하여
나는 살아왔던가.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보자.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내면의 고백과 고통, 자기반성이 절절히 드러난 명시입니다.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라는 구절은 깊은 인상을 줍니다.
《별 헤는 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폐결핵을 앓으며 누워 있었던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프랑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이 멀듯이.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쉽게 쓰여진 시》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 없이 죽은 것도
하나님께서는 즐거운 일이라지만
시험 치고, 등록금 내고, 또 좀더
알뜰한 장사를 일삼는 이웃에
저녁이 어두워 오면
어김없이 나타나
취한 채, 한 손엔 담배를 들고사랑하는 쥐꼬리만한 연애를 하겠다고
대학 노-트에 철필을 부러뜨리던그리고 어제 밤 같은 오늘 밤을
어느 고요한 호젓한 밤이
예수의 피가 나를 적신 때처럼옥과 같은 이마에 한 줄기 서늘한
땀이 흐르리라.쉽사리 붓을 들고
쉽게 읽히우는 시를 쓰자니어린 날, 고향의 우물가에서
돌을 던지며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또 한 줄 시를 적어볼까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이 시는 윤동주가 일본 유학 시절, 식민지 조선인으로서의 양심의 고통, 시를 쓰는 자로서의 부끄러움, 학문과 현실의 갈등, 기독교 신앙 등을 고백한 작품입니다. “쉽게 읽히우는 시를 쓰자니”라는 구절에서 시를 쓴다는 행위가 얼마나 무겁고 고통스러운 책임인지를 보여주며, 동시에 시대 앞에 침묵하지 않으려는 자기 다짐이 담겨 있습니다.
《또 다른 고향》
고향은
밤하늘에
별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이었다.그리운 사람들
그리운 강물
그리운 흙냄새와
나무들의 손짓그러나 이제
나는
내가 떠나온 그곳보다
더 가고 싶은
또 다른 고향을 가졌다.그곳은
내 마음속 깊은 곳
눈물로 씻긴 양심의 강을 건너
하늘과 맞닿은
희망의 땅이다.나는
그 고향에 가기 위해
오늘도
한 줄의 시를 쓴다.
《십자가》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갔을까요.저녁을 먹고
나가지 않으면
괴로워서밤을 새울 것만 같아
바람을 쐬고
돌아오는 길에교회당 꼭대기
십자가가
쫓아오던 햇빛을
붙들었습니다.이젠
십자가도
지고서러워해야겠다.
햇빛은 시간의 흐름 또는 자신을 따라다니는 양심과 고뇌로 볼 수 있고, 그것이 십자가에 걸렸다는 장면은 마치 자신의 죄책감과 고통이 신의 심판 아래 걸렸음을 의미합니다. 십자가는 기독교적 상징이지만, 이 시에서는 시인의 고뇌와 시대의 아픔을 짊어지는 상징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마지막 연의 “이젠 십자가도 지고 / 서러워해야겠다”는 구절은, 자신의 책임과 고통을 감내하고자 하는 결단과 눈물 어린 자기 수용을 드러냅니다.
《길》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이 시는 어떤 정체성의 상실, 혹은 양심의 상실, 또는 고통 속에서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자의 방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인은 그 잃어버린 것을 찾기 전까지는 묵묵히, 책임감 있게 걸어가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나는 잃어버린 것 찾을 때까지 / 이 길을 걸어가야겠다”는 마지막 구절은 윤동주 시인의 내면의 의지, 그리고 시대와 역사 앞에서 시인으로서 감당하려 했던 양심의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눈 오는 지도》
순이(順伊)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방 안을 돌아다 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 안에까지 눈이 내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 밑,
너는 내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그만 발자욱을 눈이 자꾸 내려 덮어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욱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욱을 찾아 나서면
일년 열두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내리리라.
《해바라기 얼굴》
누나의 얼굴은
해바라기 얼굴
해가 금방 뜨자
일터에 간다.해바라기 얼굴은
누나의 얼굴
얼굴이 숙어 들어
집으로 온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연세대출판부 2004
![[6월의 세이브그리트인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리고 윤동주 3](https://g-hatt.com/wp-content/uploads/2025/07/윤동주-712x1024-optimized.jpg)
윤동주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중 한 사람입니다. 그의 시는 순수하고 깊은 자기 성찰과 더불어 시대의 아픔, 인간의 고뇌, 그리고 신앙적인 사색을 담고 있어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윤동주 생애와 시대적 배경
- 출생: 1917년 12월 30일, 만주 북간도 용정
- 사망: 1945년 2월 16일,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 (27세) – 일제의 생체 실험 또는 약물 투여와 관련
- 배경: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에 청춘을 보낸 윤동주는 일제의 민족 억압과 전쟁 동원 속에서 양심과 정체성의 위기를 경험함. 조선어가 금지되고, 창씨개명(히라누마 도주)까지 강요당함.
윤동주 시 세계의 특징
1) 자아 성찰과 내면의 고백
윤동주는 시를 통해 자신의 죄의식, 무력감, 양심의 갈등을 담담하고도 간절하게 고백합니다.
대표 시:
-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 《자화상》: 거울 속 자신을 들여다보며 내면을 정직하게 마주함.
2) 순결한 정신과 도덕성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정직하고 순결한 인간으로 살고자 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정의와 인간성을 지키려는 마음이 그의 시 전반에 녹아 있습니다.
- 《쉽게 쓰여진 시》: 시를 쓰는 것도 부끄러운 시대였다는 고백.
- 《십자가》: 고통을 감내하며 의로운 길을 가겠다는 결의.
3) 종교적·영적 감성
윤동주는 기독교적인 세계관 속에서 인간의 죄성과 구원을 성찰합니다.
- 십자가, 회개, 용서, 내면의 천사 등이 자주 등장합니다.
- 《참회록》, 《눈 감고 간다》 등에서 신앙과 내적 고뇌가 드러남.
4) 시대에 대한 비판과 저항의식
겉으로는 서정적이고 조용하지만, 시의 깊은 곳에는 일제의 억압에 대한 저항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직접적인 외침보다는 양심의 소리로 조용히 저항했습니다.
- 《별 헤는 밤》: 고향과 친구, 이상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
- 《쉽게 쓰여진 시》: 부끄러운 시대, 쓰는 자신에 대한 고뇌
유고 시집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년 유고 시집 출간)
- 사후에 친구 정병욱이 원고를 지켜내 출간함.
- 제목은 윤동주의 시 네 줄기 상징:
하늘(신과 이상), 바람(정신), 별(희망), 시(표현)
![[6월의 세이브그리트인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리고 윤동주 4](https://g-hatt.com/wp-content/uploads/2025/07/KakaoTalk_20250703_102536951_01-646x1024-optimized.jpg)
윤동주의 시는 “시대가 낳은 고독한 천사”의 언어이며, 그의 시 세계는 시대를 넘어 인간의 본질과 진실을 응시합니다. “부끄러움을 아는 양심”이 점점 사라지는 이 시대에, 윤동주의 시는 우리 마음을 씻어주는 샘물처럼 다가옵니다. 윤동주는 시를 통해 말할 수 없는 시대에 말할 수 있는 길을 찾았고, 그 순결한 정신은 지금까지도 한국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청춘, 양심, 정직, 사색, 저항의 상징인 아름다운 청년을 만나고 왔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생가를 방문하다
![[6월의 세이브그리트인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리고 윤동주 5](https://g-hatt.com/wp-content/uploads/2025/07/cats-1024x510-optimized.jpg)
(위 사진을 클릭하면 해당 스케치 현장을 만날 수 있다)
윤동주문학관을 방문하다
![[6월의 세이브그리트인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리고 윤동주 6](https://g-hatt.com/wp-content/uploads/2025/07/KakaoTalk_20250705_093707121-1024x854-optimized.jpg)
(위 사진을 클릭하면 해당 스케치 현장을 만날 수 있다)
서대문구평통위는 윤동주시인을 잊지 않겠습니다!!!
추천하고 싶은 영화 <동주>
추천하고 싶은 영화 < 동주 > 입니다. 현재 우리 모습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
짧게라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역사의 진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윤동주 그 시대 역사 및 중국인으로 표기되기도 한 오류에 대해 알아 보자.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다시 당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