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디세이>가 우리에게 묻는 것

[SG-HATT, 알브레인]=전쟁의 영웅도 결국 돌아가고 싶었다. “세상을 다 얻어도, 돌아갈 곳이 없다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최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를 보며 마음에 남은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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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오디세이>의 원작은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남긴 위대한 서사시 <오디세이아>다. 이야기는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시작된다.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

그는 승리했다. 명예도 얻었고 이름도 역사에 남았다. 하지만 전쟁에서 승리한 순간부터 또 다른 긴 싸움이 시작된다.

그의 목적은 단 하나였다.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것.
그리고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에게 돌아가는 것.

그러나 귀향의 길은 쉽지 않았다.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와 맞서며,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분노를 만나고, 마녀 키르케의 유혹을 지나야 했다. 아름다운 노래로 인간을 죽음으로 이끄는 세이렌도 있었고, 죽음의 세계를 방문하는 공포도 있었다. 칼립소의 섬에서는 영원한 삶과 같은 유혹까지 마주한다.

하지만 오디세우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집으로 돌아가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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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서 이겼지만, 진짜 승리는 무엇인가

<일리아스>가 트로이 전쟁을 다룬 이야기라면 <오디세이>는 전쟁 이후의 이야기다.

전쟁은 끝났지만 인간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모든 것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오디세우스 역시 위대한 전쟁 영웅이었지만, 승리 이후 무려 10년 동안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정말 전쟁에는 승자가 있는가?

한쪽이 이기면 다른 한쪽은 무너진다. 그러나 승리한 쪽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상처를 입고, 긴 세월 그 후유증 속에서 살아간다.

그래서 <오디세이>를 보며 이런 생각을 해본다.

전쟁은 끝났지만 인간의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진정한 승리는 상대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살아갈 길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국가와 국가가 경쟁하고, 기업과 기업이 경쟁하고, 사람과 사람이 경쟁한다. 때로는 이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누군가를 이기는 것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 즉 화평이 아닐까.

전쟁보다 화평을 선택하는 것.
경쟁보다 공존을 선택하는 것.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보다 함께 살아갈 길을 찾는 것.

어쩌면 그것이 인류가 오랜 역사를 통해 아직도 배우고 있는 가장 어려운 지혜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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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간은 어디로 돌아가는가?

오디세우스는 왕이었다. 영웅이었다. 전쟁의 승리자였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 가장 간절하게 원했던 것은 놀랍게도 아주 평범한 것이었다.

가족. 자기를 기다리는 아내. 얼굴을 보고 싶은 아들. 그리고 자신이 살아온 고향.

수많은 유혹이 그를 붙잡았지만 오디세우스는 결국 돌아가기를 선택한다.

그래서 《오디세이》는 단순한 모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작품은 인간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얻기 위해 달린다. 돈을 얻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 인정을 받기 위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하지만 어느 순간 인생은 우리에게 다시 질문한다.

“그래서 결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세상을 다 가져도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면 외로울 것이다. 성공을 해도 돌아갈 곳이 없다면 허전할 것이다.

그래서 오디세우스의 귀향은 단순히 한 왕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어쩌면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돌아가고 싶은 본능’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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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센 영웅이 아니라 지혜로운 인간을 이야기하다.

오디세우스가 특별한 이유는 그가 가장 힘센 영웅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킬레우스처럼 압도적인 힘을 가진 전사도 아니다. 오디세우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지혜와 인내다. 위기의 순간마다 그는 힘으로만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생각하고, 기다리고, 견디고, 때로는 돌아간다. 그리고 끝까지 살아 남는다.

그래서 나는 오디세우스가 현대인에게 더욱 특별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영웅은 반드시 가장 강한 사람이 아닐 수 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 유혹 앞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 사람. 고난 속에서도 목적을 잊지 않는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끝까지 살아남아 자신이 사랑하는 곳으로 돌아오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짜 영웅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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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결국 사람에 의해 움직인다

트로이 전쟁 역시 실제 사건 또는 여러 전쟁의 기억이 신화와 결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로이라는 도시는 실제 존재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오디세우스라는 인물이 실제로 존재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역사에는 언제나 중심이 되는 인물들이 있다. 한 사람의 선택이 시대를 움직이기도 하고, 한 사람의 용기가 수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기도 한다.

실존 여부를 떠나 오디세우스라는 이름은 수천 년 동안 인간의 기억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왜일까? 아마도 오디세우스 안에는 한계를 극복하는 인간의 모습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두려움도 있고, 욕망도 있고, 실수도 하고, 유혹에도 흔들린다. 그러나 결국 자신이 돌아가야 할 곳을 잊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오디세우스를 기억하는 듯 하다.

역사는 사건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사건 속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가에 따라 역사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때로는 한 사람의 삶이 한 시대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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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데이먼이라는 인간적인 배우

이번 영화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더욱 궁금해진 사람은 오디세우스를 연기한 맷 데이먼이었다. 그는 화려한 할리우드 스타이지만 우리에게 인간적으로 진정성있는 호감을 주는 배우이다.

《굿 윌 헌팅》에서는 상처받은 천재 청년이었고, 《본 아이덴티티》에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인간이었다. 《마션》에서는 화성에 홀로 남겨졌지만 절망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사람이었으며, 《인터스텔라》에서는 인간의 생존 본능과 이기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맷 데이먼이 연기하는 인물들은 완벽하지 않다. 흔들리고, 실수하고, 두려워한다. 이번 《오디세이》의 오디세우스 역시 마찬가지다. 전능한 영웅도 아니다. 수많은 실수를 하고, 선택의 결과를 감당하며, 고통 속에서 길을 찾아가는 인간이다. 맷 데이먼은 오디세이에서 그렇게 화려한 영웅을 연기하기보다 영웅 속에 숨겨진 인간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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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가 결국 우리에게 말하는 것

<오디세이>는 단순히 괴물과 신이 등장하는 신화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우리 인생의 긴 여정과 닮아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키클롭스를 만난다. 넘기 어려운 벽을 만나기도 하고, 달콤한 유혹에 흔들리기도 하며, 때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를 떠돌기도 한다. 어떤 날은 포기하고 싶고, 어떤 날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잊지 않는 것이다.

내가 왜 이 길을 가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그리고 결국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지.

오디세우스의 긴 여정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가장 위대한 여행은 멀리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곳으로 돌아가는 여행이다.

그리고 또 하나.

진정한 승리는 누군가를 쓰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살아갈 길을 찾는 것이다.

전쟁보다 화평을. 경쟁보다 공존을. 욕망보다 사랑을. 그리고 성공보다 소중한 사람들을 선택할 수 있다면,

우리 역시 각자의 인생이라는 긴 항해 속에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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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철학이 있는 멋진 배우 맷데이먼

이렇게 영화 <오디세이>를 보고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리고 있는가?” 그리고 “모든 여정이 끝났을 때, 나는 누구에게 돌아가고 싶은가?”가 세이브그리트, SG-HATT의 방향과 같은 것 같아 이렇게 끄적끄적 해본다.

오디세우스는 10년 동안 바다를 떠돌며 그 답을 찾아갔다. 우리도 각자의 인생이라는 바다를 항해하며 같은 질문의 답을 찾아가고 있다.

삶의 목적은 멀리 가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내가 사랑하는 것을 잃지 않고, 마침내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오디세이>는 오래된 신화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