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6, 성신(誠信)으로 빚은 조형의 언어

K조각의 오늘과 내일, 성신의 작가들이 증언한다

[SG-HATT NEWS, 알브레인 취재]=조각은 말이 없다. 그러나 조각은 언제나 시대를 증언해 왔다. 2026년 1월 14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열린 제15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는 조각이라는 예술 장르가 더 이상 ‘고요한 오브제’에 머무르지 않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예술로 세상의 가치를 더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번 페스타는 예술과 기업, 환경과 기술, 세대와 세계를 연결하는 플랫폼형 조각 페스타로 확장되었으며, 대한민국 유일의 조각 전문 아트페어로서 조각의 현재와 미래를 가장 입체적으로 조망한 자리였다.

총 500여 명의 작가와 2,000여 점 이상의 작품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조각 전문 아트페어로서 조각의 현재와 미래를 가장 입체적으로 조망한 자리였다. 그 중심에는 ‘성신(誠信)’—성실함과 진정성으로 예술을 대하는 작가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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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클릭하면 그날의 현장을 볼 수 있다.

조각의 경계를 확장하는 성신의 작가들

김정희 – 성신여대 조소과의 정신적 기둥

김정희 조각가는 성신여대 미술대학 교수이자 학장을 역임하며, 수십 년간 한국 조각 교육과 현장을 동시에 지탱해 온 인물이다. 그의 작업은 인체를 단순한 재현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구조, 균형, 존재의 본질을 묻는 질문이 조형 언어로 구현된다.

이번 서울국제조각페스타에서도 김정희 작가의 작품은 화려하고 관록으로 깊이가 있었다. 임팩트있는 조형, 그리고 시간이 축적된 사유의 깊이. 그는 조각가이자 교육자로서 ‘성신’이 무엇인지를 후배들에게 묵묵히 보여주었다.

김정희 작가의 존재는 성신여대 조소과가 단순한 학과를 넘어 한국 조각계의 인적 기반임을 상기시켰다. 그의 작업과 행보는 앞으로도 K조각의 정체성을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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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을 클릭하면 김정희 작가의 공간을 볼 수 있다.

김경민 – 젊은 감각으로 조각의 외연을 넓히다

김경민 작가는 이번 제15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에서 단연 ‘핫플레이스’였다. 김경민 작가의 특별 기획전 ‘아트 온 더 그린(Art on the Green)’은 ‘골프와 조각의 융합’이라는 주제를 통해 조각의 외연을 과감히 확장했다.

골프 퍼터, 골프 카트라는 일상적이고 스포츠적인 오브제를 조각의 언어로 재해석한 그의 작업은 관람객에게 ‘조각이 우리 삶과 놀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는 경험을 선사했다.

김경민 작가의 작품은 유쾌하고, 대중적이며, 동시에 산업적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는 단순한 이벤트성 전시가 아니라, 예술과 산업이 실제로 만날 수 있는 지점을 보여준 사례다. 이는 단지 예술 작품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 문화 콘텐츠로서의 조각이 산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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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브레인, K조각 성신작가를 응원하기 위한 노래를 만들었다

심영철 – 전자정원에서 만나는 조각의 미래

심영철 작가의 ‘전자정원(Electronic Garden)’은 이번 페스타에서 가장 미래적인 풍경 중 하나였다. 조각, 설치, 뉴미디어를 넘나드는 그의 작업은 자연과 기술, 종교성과 현대성이 한 공간 안에서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빛, 전자, 움직임, 소리 등 심영철 작가는 조각을 더 이상 ‘고정된 물질’로 보지 않는다. 그의 작업은 경험이며, 공간이며, 감각이다.

한국여류조각가회 회장으로서 여성 조형예술의 지평을 넓혀온 그는, 기술 시대에 조각이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심영철 작가의 작업은 K조각이 글로벌 담론 속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증명한다.

이성옥 – 나비로 전하는 환경의 언어

이성옥 작가의 나비 조각은 환경을 지키자는 메시지로 거창한 구호 대신 작은 생명에 대한 존중에서 출발한다.

나비는 연약하지만 생태계의 균형을 상징하는 존재다. 이성옥 작가는 그 상징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 묻는다. 그의 조각은 관람객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다가와 마음에 머문다.

환경 조형예술이 종종 도덕적 설교로 흐르기 쉬운 지점에서, 이성옥 작가는 미학과 메시지의 균형을 유지한다. 이는 앞으로 환경 예술이 나아가야 할 중요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환경조각가 김선 – 버려진 것에서 생명을 빚다

이번 페스타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부스 중 하나는 환경조각가 김선의 공간이었다. 김선작가는 버려진 파이프, 솥단지, 징과 같은 폐자재를 활용해 환경과 인간, 삶과 치유를 이야기한다.

김선 작가의 조각은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그 안에는 산에 대한 그리움, 인생의 곡선, 그리고 인간이 자연과 맺어야 할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그는 ‘선(線)’으로 ‘선(善)’을 말하는 작가다.

재활용된 환경조각은 관람객에게 조용히 묻는다. “우리는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기며 살아가고 있는가.”

이번 페스타 현장에서는 권치규 서울국제조각페스타 이사장, 도종환 조직위원장(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 등 문화·예술·기업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김선 작가의 부스를 찾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는 환경조각이 더 이상 주변부 담론이 아니라, 동시대 예술의 중심 의제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김선 작가의 작업은 향후 공공미술, 치유 예술, ESG 기반 문화 프로젝트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그의 조각은 느리지만, 지속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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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클릭하면 김선작가의 전시공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성신으로 빛난 이름들, & K조각의 내일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6은 작가·기업·대학·해외 조형예술가가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 조각 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입체적으로 증명한 대표 플랫폼이었다. 무엇보다 이번 페스타에서 성신(誠信) 작가들은 자신의 예술 세계를 묵묵히 구축해 온 시간들을 응축하여 그 자리를 빛냈다. 빠르게 소비되는 트렌드의 중심이 아닌, 느리지만 흔들림 없는 길 위에서 조각의 본질을 지켜온 이들의 수고와 신념이 공간 곳곳에 스며 있었다.

조각은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예술을 둘러싼 생태계 전체가 함께 호흡할 때 비로소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6은 분명하게 증명해 보였다. 조각은 여전히 느린 예술이지만, 바로 그 느림 속에 시대를 견디고 변화시키는 힘이 깃들어 있다. 손의 노동과 사유의 시간이 축적된 조형 언어는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인간과 사회, 자연을 다시 성찰하게 하는 깊이를 지닌다.

이제 K조각은 선택의 기로가 아닌, 확장의 문턱에 서 있다. 성신을 잃지 않는 태도 위에 기술과 환경, 산업과 세계가 더해질 때, 한국 조각은 더 이상 지역적 장르가 아닌 보편적 담론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6은 그 가능성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증언하고 있다. ” K조각이여, 성신을 품고 세계로 뻗어나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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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을 클릭하면 성신을 빛낸 인물들이 나온다.

K조각의 글로벌 전략, 한국 조각이 세계로 가는 길

K조각은 지금 하나의 질문 앞에 서 있다. “어떻게 세계로 갈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태도로 세계와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6은 그 답의 실마리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한국 조각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새로운 형식 이전에, 이미 한국 조각가들이 오래 지켜온 성신(誠信)—성실함과 진정성—이라는 사실이다. 다만 이제 그 성신은 개인의 덕목을 넘어, 글로벌 전략으로 번역될 필요가 있다.

K조각의 경쟁력은 ‘속도’가 아닌 ‘시간’

    글로벌 미술 시장은 빠르다. 그러나 조각은 본질적으로 느린 예술이다. 손의 노동, 재료와의 대화, 사유의 축적이 없이는 완성될 수 없다. 한국 조각의 강점은 바로 이 ‘시간성’에 있다.

    한국 조각가들은 산업화와 분단, 급격한 도시화와 기술 사회를 동시에 통과해 왔다. 그 과정에서 축적된 조형 언어는 단순한 미적 대상이 아니라, 시대를 견딘 물성의 기록이다. 이는 즉각적인 소비를 요구하는 글로벌 트렌드와는 다른 결의 경쟁력이며, 오히려 지금의 세계 미술계가 갈망하는 깊이 이기도 하다.

    K조각의 글로벌 전략은 속도를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견뎌온 예술’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예술 단독이 아닌 ‘플랫폼형 확장’

      서울국제조각페스타가 보여준 가장 중요한 변화는 조각을 더 이상 고립된 장르로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업, 환경, 기술, 스포츠, 교육이 조각과 연결되며 하나의 플랫폼을 형성했다.

      김경민 작가의 ‘아트 온 더 그린’ 프로젝트는 그 상징적 사례다. 골프라는 글로벌 스포츠 언어와 조각을 결합함으로써, 조형 예술이 일상과 산업 속으로 자연스럽게 진입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단순한 협업이 아니라, 조각의 유통 구조 자체를 확장하는 전략적 시도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K조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 전시 → ✔ 콘텐츠 → ✔ 산업 → ✔ 공공 영역으로 이어지는 다층적 진입 구조가 필요하다.

      환경·기술 담론과의 정합성

        세계 미술계의 주요 화두는 분명하다. 환경, 지속 가능성, 기술 윤리, 인간 존재에 대한 재사유다. 이 지점에서 한국 조각은 이미 충분한 서사를 가지고 있다.

        환경조각가 김선, 나비를 통해 생명 메시지를 전하는 이성옥, 기술과 영성을 결합한 심영철 작가의 작업은 한국 조각이 단지 미적 장르가 아니라 동시대 담론의 핵심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K조각의 글로벌 전략은 한국적 정서를 설명하려 애쓰기보다, 세계가 공감하는 질문에 한국 조형 언어로 답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그때 ‘로컬성’은 약점이 아니라, 세계성과 연결되는 통로가 된다.

        대학·교육·아카이브의 국제화

          조각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만큼 교육과 축적이 중요하다. 김정희 작가와 같은 교육자 조각가의 역할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글로벌 전략은 전시 몇 회로 완성되지 않는다. 교육 시스템과 아카이브의 국제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해외 레지던시 연계, 국제 공동 워크숍, 디지털 조각 아카이브 구축, 다국어 평론 시스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작품보다 먼저 세계에 소개되어야 할 것은, 한국 조각이 형성되어 온 맥락과 철학이다.

          성신을 잃지 않는 세계화

            K조각의 세계화는 ‘서구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 조각이 지금까지 지켜온 성신—재료 앞에서의 겸손, 노동에 대한 존중,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성찰하는 태도—이 무너지는 순간, K조각은 세계 속에서 또 하나의 복제 장르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세계는 이미 충분히 빠르고, 화려하다. 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느리지만 진실한 예술이다.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6은 K조각은 준비되어 있으며, 이미 세계와 대화할 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개별 작가의 노력 위에, 제도와 플랫폼, 전략이 더해지는 일이다.

            한국 조각이 성신(誠信), 가장 한국적인 태도로 시스템을 갖추고, 세계와 만나는 공간에서 K조각이 하나의 흐름이 아니라, 하나의 기준이 되기를 소망한다.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6, 성신(誠信)으로 빚은 조형의 언어 7
            ▲위 사진을 클릭하면 제 15회 서울국제조각페스타 2026에 참석한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