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인옥 교수, 평성 도매시장 연구에서 AI 오케스트레이션까지…AI 시대 ‘포지션 시프트’ 제시

[SG-HATT NEWS·알브레인 특별취재]=지난 9월 22일 대진대학교 강의실은 곽인옥 교수의 특강을 듣기 위해 모인 학생들로 가득 찼다. 이날 특강의 주제는 ‘포지션 시프트’와 AI 시대의 생존전략. 북한 평성 도매시장 연구에서 출발한 곽 교수의 강의는 AI 시대 청년들의 진로와 미래 전략으로 확장되며 학생들에게 새로운 사고의 틀을 제시했다.

곽인옥 교수는 한양대학교 경제학과와 교육대학원 일반사회교육전공을 거쳐 고려대학교 북한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북한경제 연구 학자다.

북한 주민의 실제 생활과 시장 활동에 주목해 회령시장과 평양 시장경제, 북한 경제체제의 변화 등을 연구해 왔으며, 최근에는 ‘평양 하이브리드 생존경제’라는 분석 틀을 통해 국가의 통제와 시장의 공존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ICT와 4차 산업혁명 등 기술 변화가 북한사회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곽 교수는 강의에서 자신의 교육철학을 “고기를 잡아서 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고 싶다”고 표현했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는 관점과 방법을 갖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특강의 핵심 개념은 ‘포지션 사이언스(Position Science)’와 ‘마켓 오케스트레이션(Market Orchestration)’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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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인옥교수는 북한 평성 도매시장을 통해 ‘포지션 사이언스(Position Science)’와 ‘마켓 오케스트레이션(Market Orchestration)’을 설명하고 있다.

곽 교수가 설명한 포지션 사이언스는 ‘현재 위치 진단→목표 위치 설정→전략적 이동→관계와 구조의 재구성’으로 이어지는 사고방식이다.

현재의 위치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을 살피고 자신에게 필요한 목표 위치를 설정한 뒤 전략적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인생의 내비게이션’에 비유했다. 자동차 내비게이션도 목적지를 입력해야 길을 안내할 수 있듯, 인생에서도 먼저 현재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어디로 갈 것인지 목표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동 과정에서 장애물을 만났다고 해서 실패로 단정할 것이 아니라 경로를 다시 탐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베리아 철새와 독수리·까마귀의 사례도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 예로 등장했다. 철새는 환경이 변화하기 전에 생존에 유리한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고, 독수리는 까마귀와 같은 자리에서 계속 충돌하기보다 고도를 높여 자신의 역량이 유리하게 작동하는 위치를 선택한다.

곽 교수는 이를 청년들의 미래 준비와 연결하며 5년,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먼저 생각하고 현재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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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인옥교수의 인생 내비게이션 강의는 시베리아 철새와 독수리·까마귀의 사례를 들면서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데 유용했다.

AI 시대, ‘AI를 지휘하는 사람’이 되어야

특강은 자연스럽게 AI 이야기로 이어졌다.

곽 교수는 AI가 인간의 일과 직업을 변화시키는 상황에서 AI를 두려워하거나 외면하기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앞으로는 한 사람이 모든 일을 직접 수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검색 AI, 분석 AI, 글쓰기 AI, 이미지 AI, 번역 AI 등 각기 다른 기능을 가진 AI를 목적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개념이 바로 ‘AI 오케스트레이션’이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각각의 연주자에게 역할과 타이밍을 부여해 하나의 음악을 완성하듯, 미래의 인재 역시 각각의 AI에게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고 결과를 검증·통합하는 ‘지휘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성은 시장의 장소가 아니라 연결망”

AI 시대의 변화에 대한 설명은 곽 교수의 주요 연구 대상인 북한 평성 도매시장으로 이어졌다.

곽 교수는 평성이 단순히 상품이 많이 모이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상품·정보·자본·공간·물류가 연결되는 전국적인 도매 허브로 기능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생산자와 도매상, 숙박 제공자, 운송업자, 지방 상인 등이 반복적인 거래를 통해 역할을 조정하고, 생산과 가공, 지역 연고와 신뢰, 숙박과 체류, 정보와 가격, 자본과 투자, 교통과 물류가 연결되면서 상품의 전국적 재분배가 이루어진다는 설명이다. 이를 곽 교수는 ‘마켓 오케스트레이션’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특히 곽 교수는 “평성은 시장의 장소가 아니라 연결망”이라고 강조했다. 평성 도매허브의 형성 과정을 생산혁신, 지역연고, 숙박, 물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인터뷰·칼럼·문헌·공간자료 등을 활용해 평양 출신 인터뷰 100명 가운데 평성과 관련된 16명의 사례를 선정해 거래 과정과 역사적 변화를 추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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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인옥 교수의 북한경제 강의는 평양 출신 인터뷰 100명 가운데 평성과 관련된 16명의 사례를 선정해 거래 과정과 역사적 변화를 추적하여 그 내용이 탄탄했다.

학생들이 말하는 ‘포지션 시프트’

특강 후에는 강의실에서 곽 교수의 지도를 받고 있는 학생들을 만나 강의에 대한 소감도 들었다.

식품영양학과 학생은 “처음에는 교수님의 연구 분야가 조금 어렵게 느껴졌지만, AI 시대와 연결지어 설명해 주시면서 왜 우리가 유연한 사고, 즉 포지션 시프트를 가져야 하는지 와닿았다”며 “수업을 들을수록 내가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시각디자인과 학생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방법을 현장감 있게 배울 수 있어 진로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AI를 바탕으로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사진 분야에서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전자공학과 학생은 “AI 시대에 걸맞은 진짜 실력을 갖춘 인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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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직접 연구하고 새로운 답을 만들어야”

곽 교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연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말고, 포지션 사이언스와 마켓 오케스트레이션이라는 두 가지 관점을 직접 활용해 새로운 연구를 만들어 볼 것을 주문했다.

특히 AI를 활용해 포천의 미래와 통일시대 포천의 위상 등을 분석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자신의 위치와 주변의 관계·자원을 살펴보고, 앞으로 어디로 이동해야 하는지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번 대진대학교 특강은 북한 평성의 시장경제 연구에서 출발해 포지션 시프트와 AI 시대 청년들의 미래 전략으로 확장된 자리였다.

곽인옥 교수가 학생들에게 전한 메시지는 명확했다.

현재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목표를 정하고, 필요한 준비를 한 뒤 전략적으로 이동할 것. 그리고 혼자 모든 것을 하려 하지 말고 사람과 정보, 기술과 자원을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것.

지식의 시대를 넘어 AI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 곽 교수의 ‘두 개의 렌즈’는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질문하고 설계하는 하나의 사고방식으로 제시됐다.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면 그날의 스케치 현장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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